6월 13일의 일기

2020. 6. 14. 16:10일상



전북전을 보았다.
이기기 힘든 경기임은 알았지만 그래도 여러 찬스를 무산 시킨 뒤 또 피케이로 승점을 잃었다는 것에 허무했다. 정말 팔을 묶고 뛰어야할까. 김성주의 실책을 봤을 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욕이 난무하던 그 곳에서 혼자 아무 말도 안 나왔다.

이날은 S의 생일파티 1차였다. 경기가 끝난 뒤 생일파티 시작까지 시간이 좀 남아 구월동에서 커피 집을 운영하고 있는 Y형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며칠 전 Y형의 블로그 글에서 여자친구에 대한 글을 읽었었는데 Y형을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

" 형 여자친구 있으세요? "
" 어, 저기 앉아 있는 사람이 내 여자친구야 "

아하

생일파티를 가기 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김성주의 슈팅은 나도 넣겠다는 얘기, 수비수 손들을 다 묶어버려야 한다는 얘기, 정산이 피케이 막은 걸 처음 봐서 놀랐다는 얘기. 이런 실없는 웃음과 한숨만 나오는 얘기를 보낸 뒤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

생일 선물 뭐 사줄까 고민하던 와중에 S가 200만원이면 만족한다는 소리와 선동을 하던 와중에 4만원만 보내줬다.

인생에서 두 번째로 술을 뺐다. 경기 중에 마셨던 맥주에 취한 건지 보드카를 잘못 마신 건지 초코 우유가 잘못됐던 건지, 아니면 4연패에 돌아버린 건지. 새벽 내내 한 병만 마셨다.
술을 안 마셨다고 뭐라 하던 친구에게 내가 술을 빼는 거 처음이지 않냐, 그 정도로 지금 상태가 안 좋다고 얘기하니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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