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가

2023. 4. 17. 13:48Curva


응원가를 찾을 노력 없이, 그저 상대 팀 골대 뒤에서 불리는 노래가 좋아보여서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은 우리가 가진 노래들보다 혹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노래보다 상대 골대 뒤 응원가보다 못하다는 것이고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서포터즈라면 거기에 멜로디를 가져와서 가사를 입히는 한 단체의 현장팀이라면 이런 것은 기본 베이스로 깔고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우리 나라 골대 뒤를 볼 때 한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어디는 응원가 컨셉 그대로를 베꼈다가 들키니까 폐곡하고, 어디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쓰고 있는 탐 박자를 그대로 가져가서 쓰고. 어떤 팀은 자신들이 제일 싫어하는 한 팀의 편곡된 응원가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 응원가는 돌고 돈다지만 적어도 골대 뒤에 메가폰을 잡고 응원을 진행하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너희도 유럽, 남미에서 따오잖아." 라는 말도 들어봤다. 맞다 당장 인천의 응원가 대다수는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같은 리그 안에 있는 팀의 응원가를 참고하고 사용하지 않는다. 유럽 남미 등 전세계에 눈을 돌리는 것과 같은 리그 상대 골대 뒤에 시선을 맞추는 것은 천지차이다. 세계는 넓은데 좁은 나라에서만 찾으려고 한다니. 응원가 만들기 귀찮은건지 쉽다고 느끼는 건지 하여튼 재밌는 발상이다.

응원가에 법도는 없다지만 5년에서 10년 전부터 싸던 곡들을 다른 팀에서는 신곡이랍시고 내는 걸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팬들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골대 뒤는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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