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원정을 보고나서

2023. 4. 14. 11:25인천유나이티드


상대 팀의 골대 뒤 지지자들은 저번 경기에 이어서 우리와의 경기까지 계속해서 보이콧를 진행하고 있다. 즉 이 날 경기는 원정팀인 우리의 목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홈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는 들리지도 않는 상태에서, 하다하다 엠프로 보이콧을 하는 홈 팬들을 기만하는 상대를 이 날 경기장에서 유일하게 '응원'을 받고 있던 11명의 선수들과 감독, 코치진들은 이 날의 응원을 비참하게 만든 것을 구단의 구성원들은 알고 있을까?

우리의 응원이 선수단에게 힘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우리 목소리만 들리는 상황에서 이따구로 뛴다면 우리는 팀에게 일말의 기대가 남아있을 수가 있을까? 수치스럽다고 느낀 경기는 많았다. 이기고 있는 상태에서 10명이 싸운 상대에게 역전패를 당하거나 제일 싫어하는 팀들에게 대패를 당할 때. 그러나 그때는 우리와 맞서는 상대 팬들이 있었다. 매번 경기 결과로 얻은 수치심 그것과는 결이 다른 수치스러움을 이 날 느꼈다.

개막전에 벌레들에게 졌을 때도, 광주에게 0:5로 뼈까지 발라먹혔을 때도 이정도로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이 날 경기는 자존심까지 무너졌던 하루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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